드라마/한국 드라마

살인자의 쇼핑목록 The Killer's Shopping List

조딩구 2022. 5. 19.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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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진짜 원래는 볼 생각이 1도 없었다. 그런데 동생이 재밌다고 해서 보게 됐다.

 

좋았던 부분

 

마트 촬영씬


첫째, 현실성. 주인공인 안대성의 집은 마트를 운영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상적인 일들이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어서 굉장히 현실 반영이 잘 되어있다고 느껴졌다. 특히, 아파트 우편함에 몰래 전단지를 돌린다거나 체조 시간이라고 음악이 나오는 등 진짜 현실에서 보던 장면들이 나오곤 한다.

 

안대성(이광수)


둘째, 이광수. 다 필요 없다. 그냥 얼굴 보면 웃기고 말하는 거 들으면 웃기다.


셋째, 마트 음악. 진짜 마트 음악 같다. 처음에 MS마트 노래가 나오는데 나는 진짜 어디 마트 음악인 줄 알았다. 그 정도로 완벽한 마트 음악이었다.

 

조사받는 안대성


넷째, 형사의 강압적인 수사와 아님 말지라는 태도. 요즘에도 많이 문제가 되는 이슈인데, 무죄추정의 원칙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자신의 촉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형사는 주야장천 대성을 범인으로 몰고 모든 정황과 증거를 대성이 범인이라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는 게 드라마 내내 나온다. 나오는 정황이나 증거들만 가지고 대성이 범인이라고 조사를 하는 것 자체는 상관이 없지만, 그 이후에도 자신의 촉이라고 말하며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 부분이 이슈가 되고 있는 부분을 짚어주는 것 같아서 좋았다.

 

아쉬웠던 부분


첫째, 설정 오류. 주인공은 천재적인 머리를 가지고 있는 설정인 것에 반해 어릴 적 자신이 감옥에 가게 만들었던 이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게 오류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나이를 속이고 변장을 했어도 얼굴이 그대로인데 기억해내지 못한다는 게 참 아이러니했다.

 

사건 현장을 목격한 안대성과 한명숙


둘째, 시체를 본 것 치고는 너무 멀쩡하다. 으레 그렇듯 살인사건이나 시체 등 흉악한 사건 현장을 보게 되면 제정신을 유지하지 못하거나 PTSD가 오는 게 일반적인 사 실로 알고 있는데, 너무 멀쩡하게 돌아다닌다. 그리고 주변 인물들도 그냥 그런 일이 있었나 보다 하고 넘어가는 듯해 아쉽다는 느낌을 준다. 드라마를 보다 보니 느끼는 건데 심각한 트라우마가 될 장면들이 너무 가볍게 여겨지는 것 같다는 느낌을 크게 받았다.

 

마트 분실물 코너에 슬리퍼를 주러 온 서율과 안대성

 

셋째, 아동학대에 대한 경찰의 태도. 내가 학교를 다닐 때에도 경찰을 아동학대 신고의무자로 분류된다고 배웠다. 그 말은 형사가 마트에서 대성을 감시하고 있다 하더라도 보고 듣는 정황들을 통해 아동학대가 의심되면 신고해야 하는 의무를 가진 인물이라는 점이다. 분명 "나는 대성을 지금 감시하고 있고, 내 관할도 아니다"라는 식의 대사가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굉장히 부적절한 대사라고 생각한다. 조금이라도 이런 부분에 대한 절차와 운영 방식, 규정 등에 주의를 기울였다면 아무리 극의 흐름을 위해서라고 해도 이런 부적절한 연출을 피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넷째, 왜 범인으로 의심되는 사람 앞에서 그걸 태연하게 읊는지 모르겠다. 7화에서 안대성과 형사는 금성의 가게를 무단 침입하고 정황들을 맞춰서 금성이 범인이라고 의심하는데, 그 장면에서 금성이 등장한다. 근데 왜 태연하게 의심하는 대사를 읊는 건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 

 

다섯째, 마지막화. 그냥 총체적 난국이다. 도대체 왜 저렇게 마지막화를 만든지도 모르겠고, 이해할 수 없는 장면들만 넘쳐나고 볼수록 어이가 없다. 무슨 안대성의 각성을 바라고 어쭙잖은 교훈을 주고 싶어서 억지에 억지에 억지의 감동을 불러 넣으려고 발악한 거 같다. 7화까지는 볼만했는데 8화는 없어도 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다.

 

범인은 역시 이광수....?

 

안대성(이광수)

 

안대성이 2화에서 풀숲에 죽어있는 인물의 인적사항을 형사에게 줄줄이 말해주는데 누가 봐도 범인 후보 1순위로 의심하기 딱 좋게 보였다. 단순 인적사항도 아니고 주소에 전화번호, 개인사까지 아는데 나라도 우선 유치장으로 데려가고 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근데 또 심지어 여자가 죽은 방식을 알려준다고 전화할 때 자체 목소리 변조까지 하는데 상황을 아무리 이해해줘도 범인으로 체포당해도 할 말이 없었다. 게다가 또 사건이 일어나는 현장에는 꼭 연루돼있거나 일찍 도착해있는데 커버를 해줄 수가 없다....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

 

오지랖이 넓은 안대성(이광수)


사건의 발단은 주인공인 안대성이 어릴 적에 어머니가 운영하던 마트에 위조지폐를 사용하던 아저씨를 잡으면서 벌어지게 되는데, 어린이인 데다가 머리도 똑똑하니까 충분히 그럴 수 있다지만 이게 어른의 입장에서 보면 지극히 위험한 행동이라는 게 너무 잘 보인다. 그 와중에 범인 잡겠다고 엄마와 범인을 마트 안에 가두고 가는 것을 보면 확실하게 어린아이니까 그랬다는 느낌이 잘 든다. 그런데 계속 보다 보니까 대성이는 어른이 돼서도 별로 달라진 게 없다. 무턱대고 그냥 나서는 게 대책이 없는 인물인 것 같다.

 

그리고 2화에서 범인을 찾는다고 물건들을 늘어놓는 장면에서 정육이 중학교 때가 기억나냐고 하면서 선생님께서 대성이에게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 오지랖이 안대성을 죽인다'라는 말을 하지 않았냐고 대사를 하는데 그 말이 딱인 것 같다. 조금만 나대지 않았어도 조용하게 지나갈 세월을 나대다가 스스로 말아먹었다.

 

왜 하필 쌍절곤인가.....

 

쌍절곤 할아버지(장원영)


드라마의 또 다른 주인공이나 다름없는 쌍절곤 할아버지. 위조지폐, 사기 등등 아주 화려한 범죄자인데... 하는 행동들을 보면 이게 범죄자가 맞나 싶을 정도로 귀엽다는 느낌이 든다. 분명 나쁜 사람인데 되게 귀엽다. 그리고 왜 하필 쌍절곤을 휘두르고 다녔는지는 알 수가 없는 게 아쉬웠다. 이 아저씨가 제일 귀여운 건 마트를 망하게 하기 위해서 아파트 문에 초코파이가 든 마트 봉투를 걸어놨다는 거다. 불 지르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하면 손님이 안 와서 자연스레 망하지 않겠냐고 말하는데 나쁜 사람 맞나 의심이 들 정도였다.

생선이란 인물

 

생선의 두 모습

이 부분은 충분히 문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이게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면 자신의 생각을 고쳐야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4화에서 생선이 "남자가 여자 옷 좀 입는다고 해서 살인 저지르는 사이코패스 취급하는 건 너무하잖아"라고 하는데 이게 맞다. 남들과 다르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나쁘게 바라보는 것은 확실히 사회적인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걸 알려주는 지표나 다름없다. 물론, 옛날이라면 생선은 문제가 많거나 사이코패스가 맞기도 하다. 정서상 받아들이기도 어려웠지만, 생선은 전과자니까 더더욱 사건이 벌어졌을 때 의심을 받는 게 당연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전과라는 게 참 무서운 것 같다. 아무리 착하고 바르게 살기 위해 노력해도 꼬리표가 떨어지지 않고 계속해서 따라온다. 

 

부녀회장은 제정신인가...?


분명 한명숙과 안영춘이 부부 사이임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영춘에게 찝쩍거리고 한명숙이 방해하자 불쾌한 티를 낸다. 이해할 수 없다. 

 

한명숙이 죄책감을 가지는 게 맞는 걸까...?


이경아가 집에서 살해당한 모습을 보고 나서 한명숙은 자신이 마트에서 내쫓아서 그렇게 됐다고 생각한다. 근데 그게 한명숙의 잘못일까? 자식을 둔 부모의 입장에서 했던 선택인데 그게 잘못된 걸까... 안 그래도 대성에게 쌓여가는 오해들과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감안하면 그게 당연한 반응이지 않을까 싶다. 그럼에도 한명숙이 죄책감을 가지는 건 이 드라마에서 가장 사람다운 인물이라서 그러지 않을까 싶다. 또 어떻게 보면 이 드라마에서 가장 불쌍한 인물은 한명숙이 아닐까 싶은데, 주인공인 안대성보다 안대성이 자라면서 고통받는 모습들을 계속해서 지켜보는 한명숙이 어떻게 보면 제일 힘든 시간을 보내오지 않았을까 싶다.

 

마무리

 

안대성과 도아희


개인적으로 설현이 나오는 작품들은 아직까지는 보기가 꺼려지는 편이다. 다른 배우분들이 연기를 아무리 잘하시더라도 설현이 나오는 장면에서는 김이 새는 듯한 느낌들을 많이 받았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드라마는 전체적으로 괜찮게 본 것 같다. 미스터리, 스릴러, 코믹 이런 요소들이 적당하고 시기적절하게 등장해줘서 지루하지 않고 흥미롭게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마지막화를 보기 전까지는 그랬다. 이 괜찮았다는 느낌이 마지막화에서 와르르르르르 무너져 내려 땅속 내핵으로 수직으로 내려 꽂힌다. 그냥 어이가 없는 결말을 강제로 맞이하게 됐다. 얼마 전에 본 스물다섯 스물하나도 결말이 마음에 안 들었지만 이번에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마지막을 저렇게 만들었을까란 생각밖에는 들지 않는다.

 

범인은 금성부동산 주인이자 서율의 아버지인 사람이고, 408호에 있는 냉동고에 시체들 들어있으니까 보실 분들은 마지막화만 빼고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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