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한국 드라마

돼지의 왕 The King of Pigs

조딩구 2022. 4. 22.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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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감상 후기


돼지의 왕이라는 작품은 굉장히 유명한 작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그런 작품인데 이번에 티빙에서 드라마도 제작이 된다고 해서 매우 기대하고 있었다. 주연은 김동욱, 김성규, 채정안 이렇게 3명인데 김동욱 배우님이 드라마의 주인공인 황경민으로 등장한다.

학폭을 소재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굉장히 많은 부분을 고민해보는 그런 드라마였던 것 같다. 드라마를 보면서 황경민이란 인물이 왜 저렇게까지 행동을 하는지, 방관하는 이들 또한 학폭의 가해자라고 여겨야 하는지 등 쉽게 말하기는 어려운 소재들이 계속해서 등장하기 때문에 매번 새로운 고민을 하게 됐고, 처음부터 모든 진실이 드러나지 않고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숨겨진 진실이 드러나기 때문에 무슨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보기도 했다.

드라마를 홍보하면서 잔인한 장면들도 사용이 되고 실제로 처음에는 굉장히 잔인한 장면들이 나오기 때문에 불편하다고 느껴지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잔인함보다는 주인공의 감정과 서사에 초점이 맞춰지기 때문에 잔인함이 전부인 드라마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배우분들이 연기를 너무 잘해주시는 것도 있지만 굉장히 중요한 얘기를 하고 있는 드라마이기도 해서 다들 꼭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작품이었다.

인물 소개

황경민(김동욱), 정종석(김성규), 강진아(채정안)


먼저, 황경민이란 인물은 어릴 적 학교폭력에 대한 기억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으면서 살아가던 인물이었지만 아내와 어머니의 도움으로 호전을 보이고 있던 인물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본가에서 아내가 어릴 적 앨범을 보는 것을 보고 다시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 증세가 악화되고 마는 인물이었다. 그런 경민을 지켜보던 아내는 동반자살을 하기 위한 시도를 했지만, 약에 대한 내성이 있던 경민은 살아남게 되고 어릴 적 자신을 괴롭혔던 이들에게 복수하기로 한다. 실제로 경민은 그동안 그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남기철이란 이름으로 생활하면서 접근하고 있었다.

정종석이란 인물은 김성규 배우님이 연기를 해주시는데, 얼굴을 보면 굉장히 낯익다고 느낄 수 있다. 바로 범죄도시와 악인전에서 열연을 해주신 배우님이기 때문이다. 정말이지 범죄도시를 통해서 드라마에 발을 들이지 않으셨다면 오히려 서운했을 뻔할 정도로 연기를 너무 잘해주시는 분이다. 아무튼 1화에서부터 경민은 범죄현장에 종석에게 메시지를 남기는데, 과거의 장면들도 나오는 것을 보면 종석도 가해자가 돼서 찾는 건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건지 매우 궁금해진다. 그리고 진아가 계속해서 종석과 경민의 관계를 의심하고 떠보지만 종석이 쉽게 대답하지 않아서 뭔가 중요한 일이 있었다는 것만 느낄 수 있었다.

강진아란 인물은 자신의 주관대로 행동하는 캐릭터로서 직장 내에서도 잡음이 있을 정도로 고집이 있는 인물이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과정을 보다 보면 경찰이라는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지시를 이행하지 않거나 마음대로 활동하는 모습을 통해서 충분히 강진아란 인물의 성격에 대해 알 수 있다.

복수는 옳은가? 복수를 하면 안 된다라고 하면 피해자의 슬픔은 어떻게 해소를 해야 하나?

학창시절 황경민을 괴롭히던 안정희의 최후


이 드라마는 전적으로 황경민이란 인물이 당한 학교폭력의 복수를 다루고 있다고 봐도 된다. 물론 그 안에 숨겨진 진실도 있지만 학교폭력으로 인해 피해를 입는 사람이 가해자들에게 벌을 준다는 게 중심이라고 생각한다.

시대적인 배경을 떠나서 학교폭력이라는 문제는 다양한 방식으로 그 시대에 맞춰서 이루어져 왔다. 예전에는 그저 폭력과 따돌림이었다면 요즘에는 카톡, 배달어플 등 시대에 맞게 더 잔인한 방식으로 진화되어가고 있다.

이렇게 학교폭력의 방식은 변화되어가고 있지만 변하지 않는 사실이 하나 있다. 그에 대한 대처이다. 그저 친구 사이의 장난으로 힘 있는 사람들이 권력으로 무마시켜버리는 일로 어이없게 사라져 버리는 일... 사건에 대한 대응이 많이 아쉬운 건 변하지가 않는다. 아무래도 우리나라의 근본적인 인식의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소년범에 대한 처벌이 강하고 학교폭력에 대한 처벌이 강한 나라였어도 이렇게 안일한 대응들이 나올까 싶다.

대부분의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이런 문제들이 나오면 피해자가 극복하지 못한 걸 문제 삼거나 그저 용서하고 견뎌야 된다는 메시지를 다루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드라마가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분기점이 되어주지 않을까 싶다. 또 한편으로는 가해자는 강한 처벌을 받아야 하고 근본적으로 이러한 일들을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주는 시대로 변해가는 시발점이 되어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그리고 처벌을 받는다고 해서 피해자가 받은 일들이 사라지지는 않는다는 걸 강조하고 싶다. '이만큼 했으면 됐잖아, 이 정도 보상이면 되겠어' 이런 말들은 절대 나오면 안 되고 용서는 피해자가 충분하다고 느끼는 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지 강요를 통해 받아내는 게 아니란 걸 당연하게 느끼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안정희를 죽이고 난 후


마지막화에서 강진아라는 인물이 피로 이루어진 복수에 대해 말을 그저 원론적이고 피해자에게 무조건적인 용서를 강요하는 주장으로밖에 들리지 않아서 하는데 전혀 공감을 할 수가 없었다. 만약에 강진아라는 인물이 황경민이라는 인물이 겪는 괴롭힘 들을 겪고 자란 인물이었다면 그런 대사를 할 수 있었을까... 만약에 그런 설정을 가진 인물임에도 그런 대사를 한 거라면 존중해 줄 수 있지만, 그게 아니라면 그저 겪어보지 못한 이들이 뱉어내는 가치 없는 말일뿐이라고 생각한다.

마무리

황경민, 김철, 정종석


얼마 전에 소년심판이란 드라마를 보면서 소년범죄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졌었다. 그런데 이 드라마를 보고 나니 처벌이 강해진다고 해서 피해자의 마음의 상처가 낫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들은 그저 어릴 적 장난 삼아한 행동이었다고 하지만 그 행동으로 인해 한 가정이 힘들어지는 결과를 도출해냈다면 그건 그저 장난으로 치부할 수는 없다고 본다.

그리고 기존에 제작되었던 많은 작품들이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피해자의 입장을 충분히 대변하지 못했던 것 같다. 아니면 피해자의 입장을 말해주는 작품들이 있었음에도 그런 부분에 신경 쓰지 않는 사회였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이제는 좀 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구조적으로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 그리고 발생하면 오롯이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는 그런 사회가 되어야 세상이 살기 좋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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