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놉시스
얼룩말과 초코파이를 좋아하는, 겉보기엔 또래 아이들과 다른 것 하나 없는 귀엽고 사랑스럽기만 한 초원. 어느날 초원이는 자폐증이라는 청천벽력같은 진단을 받게 되고, 엄마 경숙은 감당할 수 없는 현실 앞에 좌절한다. 그러나 경숙은 초원이가 달리기에만큼은 정상인보다도 월등한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발견하고, 달릴 때만큼은 남들과 다르지 않은 아들의 모습에 희망을 갖고 꾸준히 훈련시킨다. 시간이 흘러 어느덧 20살 청년이 된 초원. 그러나 지능은 여전히 5살 수준에 머물고 있다. 모르는 사람 앞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방귀를 뀌어대고, 동생에겐 마치 선생님 대하듯 깍듯이 존댓말을 쓰고, 음악만 나오면 아무데서나 특유의 막춤을 선보이기 일쑤이니, 어딜 가든 초원이가 있는 곳은 시끄러워지기 마련이다. 하는 짓이나 말투는 영락없는 5살 어린애이지만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해온 달리기 실력만큼은 여전히 최고인 초원. 경숙은 자신의 목표를 ‘초원의 마라톤 서브쓰리 달성’으로 정하고 아들의 훈련에만 매달린다. 어느날 세계대회에서 1등을 한 전력도 있는 전직 유명 마라토너 정욱이 음주운전으로 사회봉사 명령을 받고 초원의 학교로 오게 된다. 경숙은 애원하다시피 해서 기어이 정욱에게 아들의 코치 역할을 떠맡긴다. 도무지 속을 알 수 없는 초원을 성가시게만 생각했던 정욱. 하지만 초원과 함께 시간을 보낼수록 그는 아이같이 순수하고 솔직한 초원에게 조금씩 동화되어 가고, 초원도 정욱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정욱은 매번 속도조절에 실패해 지쳐 쓰러지기는 하지만 지구력이 남다른 초원에게서 마라톤 서브쓰리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본격적으로 훈련에 들어간다. 한편 불성실하게만 보이는 정욱이 도통 미덥지 않은 경숙은 어느날 정욱과 말다툼을 벌이게 된다. “‘자식 사랑과 집착을 착각하지 말라”는 정욱의 말에 아무 대꾸도 할 수 없는 경숙. 경숙은 정욱의 말대로 이제껏 ’좋다’, ‘싫다’는 의사 표현도 할 줄 모르는 아이를 자신의 욕심 때문에 혹사시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이제껏 쌓아온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린 듯한 기분의 경숙. 그녀는 이제 마라톤도, 서브쓰리도 모두 포기하기로 마음먹는데...
우리 아이에게는 장애가 있어요.
영화 '말아톤' 하면 곧바로 떠오를 만큼 모르는 사람이 없는 이 대사는 조금만 깊게 생각해보면 굉장히 슬픈 대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극 중 초원은 자폐를 가진 인물로 지능이 낮은 어린아이와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데 그런 인물이 이런 대사를 한다는 것은 그동안 수없이 같은 상황을 접했다는 것과 그럴 때마다 엄마인 경숙이 하는 뱉었던 말을 기억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초원이 비록 뜻은 알지 못하더라도 이렇게 말을 하면 사람들이 화를 내지 않고 마무리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기억할 만큼 각인이 되어 있다는 점은 굉장히 슬픈 현실을 담아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화를 내는 조승우
'말아톤'을 취재하러 온 기자의 자폐아처럼 포즈를 취해달라는 무례한 주문에 조승우 배우님이 화를 내셨다는 일화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한 일화이기도 하다. 이는 당시 언론에서도 영화의 모티브가 된 인물이 배형진 씨에 대한 태도처럼 사람들이 자폐를 가진 이들에게 굉장히 무례한 태도가 기본적으로 잡혀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솔직하게 말해서 나는 지금도 별 차이는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조금 다르다면 장애를 가진 이들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그래도 전보다는 나아졌다는 점이겠지만, 아직도 많은 이들이 무례한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 이런 류의 영화나 드라마의 제작이 지속적으로 나와서 그저 장애의 유무에 대한 차이가 있을 뿐이지 우리와 다른 게 없다는 걸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사랑과 강요
영화의 중반에 코치가 경숙에게 한 충고는 어떻게 보면 맞을 수도 있다. 초원이 달리는 것을 좋아하는 게 맞을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엄마인 경숙이 자신이 달리는 모습을 좋아한다고 느껴서 더 달리는 것일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숙은 초원이 달리면서 좋아하는 모습에 좋아하는 것을 더 많이 하게끔 하는 과정이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루어졌을 수도 있다. 이런 상황들이 강요였을 수도 있지만, 과정을 다시 돌이켜보면 서로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기 위한 경숙과 초원의 애정이 아니었을까 싶다.
마무리
되게 오래전 작품이지만 지금 다시 봐도 가슴에 울림을 줄 만큼 잘 만들어졌으면서도 장애를 가진 인물에 대해서 희화하 시키지 않으면서 감동을 준다는 게 뭔지 알 수 있었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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