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한국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In Our Prime

조딩구 2022. 3. 9.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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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예고편이 올라왔을 때부터 무조건 봐야겠다고 마음먹었던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가 오늘 개봉을 했다. 최민식이라는 배우가 연기하는 작품이기도 했지만, 예고편에 나온 대사들이 굉장히 마음에 와닿았기 때문에 보고 후회하는 영화가 되지는 않을 거라는 확신이 들어서 개봉하자마자 보러 왔다.

이학성

먼저, 영화를 보고 난 감상평을 말하자면 얼마 전에 봤던 '더 배트맨'보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가 훨씬 더 재미있었고 볼만한 가치를 지닌 작품이라고 느꼈다. 영화는 탈북한 이학성이라는 인물이 북에서 최고로 훌륭한 수학자였지만, 현재는 고등학교에서 경비일을 하면서 한지우라는 인물과 엮이게 되고 수학이라는 주제로 어울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저 자신은 풀지 못하고 풀 엄두도 내지 못하던 수학 문제를 푼 것을 보고 성적을 올리기 위해 시작된 관계지만 한지우라는 인물이 성적을 떠나서 삶의 가치관이 바뀌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이 영화를 제작한 진정한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을까 싶다.

수학 담당 담임선생님

수학이 주제인 만큼 성적과 입시 등 대한민국의 학생이라면 피하기 힘든 현실을 다루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직접 겪어봤던 입장에서는 참 안타까운 현실이라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된 영화였다. 담임이 한지우에게 다른 일반고로 간다면 좋은 성적으로 대학을 갈 수 있을 테니 전학을 생각해보는 게 어떠냐고 물어보는 말에서 한 편으로는 저게 맞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좋은 성적으로 좋은 대학을 가기를 원한다면 우수한 성적이라는 커리큘럼을 쌓을 수 있는 곳에서 하는 게 확실히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파이송을 연주하는 장면

또, 이학성에게 논문을 주기 위해 전산실을 들어갔다 나온 영상으로 인해 시험지 유출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원치 않는 전학을 가게 되는 위기에 처하는 모습을 보면서 담임이 하는 말이 잔인하지만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고 있다는 것에 안타까움을 많이 느꼈던 것 같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말이 있듯이 전산실에서 논문을 인쇄하고 시험지 유출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면서 영상 하나로 인해 범인으로 몰리게 되는 그런 현실이 한지우에게는 부당할지 몰라도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보자면 충분히 의심될만한 상황이라는 게 담임이 착한 사람이었다면 정말로 한지우를 생각하면서 했을 법만 말이라고 느꼈다. 

 

영화를 보고 나니 학창 시절의 대부분을 공부에 모든 것을 바쳤었는데 그 시절이 지나고 나니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한편으로는 다른 것들도 경험해봤다면 다른 삶을 살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고민을 했었고 지금도 하고 있는 나에게는 이학성이라는 인물이 하는 대사들이 한지우가 아닌 나에게 하는 말이 아닌가 싶은 느낌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

한지우에게 조언하는 장면

"그냥 공식 한 줄 풀어서 달랑 외워서 풀어버리면 절대 친해질 수가 없는 거야"
"정답보다 중요한 건 답을 찾는 과정이야"

이학성은 극 중에서 이런 대사들을 내뱉는다. 수학자의 입장에서 수학에 대해 말해준 거지만 어떻게 보면 인생을 표현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저 대사들은 정답을 찾고 공식만 외우도록 교육받으면서 자라온 이들이기에 살아가는 방법 또한 그렇게밖에 하지 못하는 이 시대의 사람들에게 외치는 대사이면서, 삶을 좀 더 삶답게 살아가라는 교훈을 담고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극 중에서 이학성이 수학이 쉽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한지우에게 인생이 얼마나 복잡하다는 걸 알게 된다면 수학이 쉽다는 걸 믿게 될 거라고 말한 것처럼 현실을 살아가다 보면 많은 것을 포기하게 되며 순응하게 된다는 걸 지금의 나는 알고 있다. 그래도 뭔가 좀 더 잘 살아보려고 노력하는 그 자체로도 충분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조금 해본다.

 

그리고 의의로 웃겼던 장면이 있었는데 바로... 박보람이 한지우를 몰래 따라가서 과학관에 들어가는 장면이다. 보면 왜 웃기다고 했는지 바로 이해할 수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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