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한국 드라마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 I Have Not Done My Best

조딩구 2022. 3. 26.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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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이 드라마는 솔직하게는 약간 신선하다고 느껴서 보게 된 것 같다. 대부분의 40대 직장인은 불쌍하거나 절망적이게 그려지는 반면 이 작품에서는 밝게 그려졌다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직장인과 백수의 차이

 

드라마의 내용은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던 남금필이란 인물이 어떠한 계기로 직장생활을 그만두게 되고 만화가의 꿈을 가지고 만화가 지망생으로 살아가면서 겪는 일들을 다루고 있다. 무조건적으로 밝은 일들만 있지는 않기 때문에 눈살을 찌푸리는 일도 있고, 응원하게 되는 일도 있고 굉장히 다양한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여서 그래도 볼만은 했다고 생각한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중간에 내가 이걸 대체 왜 보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루하다고 느껴졌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보라고 추천하지는 못할 것 같다. 주인공이 남금필이란 인물이 처음에는 응원을 하고 싶은 인물에서 점점 응원을 할 수 없게 되는 인물이 되어가서 더욱 안 좋게 느껴졌던 것 같다.

 

남금필의 가족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다른 꿈을 꾸는 것까지는 좋다. 요즘은 늦은 나이에도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존중을 받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만, 주인공이 너무 현실을 자각하지 못한다고 느껴져서 왜 이렇게 인물을 그려냈을까란 의문이 강하게 들었다. 마지막화까지 보고 나서야 어떻게 보면 이기적인 남금필이란 인물이 변화해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또 꿈을 쉽게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었던 게 아니었을까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얼떨결에 다 같이 삼겹살을 먹게 되는 장면

 

서로를 생각하면서도 서로를 잘 모르고, 이기적이면서도 다른 사람을 챙기는 드라마 속 인물들을 보면서 느꼈던 건 사람이란게 참 복잡하고도 어렵다는 거였다. 다시 말하지만 진짜 재밌고 꼭 봐야 된다고 느껴지는 드라마는 아니었다. 그런데 곱씹어보면 사람이란 걸 잘 표현해낸 드라마가 아닐까 싶다. 이기적이고, 부끄러워하고, 속마음을 감추면서도 누군가를 위해 노력하는 그런 사람들의 감정을 잘 표현해 냈다고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 드라마에서 제일 인상깊었던 대사는 마지막화에서 남금필이 아버지에게 "이제 제발 아버지 하고 싶은 것 좀 하고 하세요"라고 말하자 아버지가 금필에게 하는 대사였다.

 

네가 보기에는 내가 하기 싫은 거 하고 사는 거 같냐?
나는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너한테 잔소리하고 너 뒤치다꺼리하고 너 걱정하는 게 세상에서 제일 재밌어.
어떤 미친놈이 하기 싫은 일을 40년이 넘도록 줄기차게 해대겠냐...

뭐랄까... 금필을 생각하는 아버지의 감정이 제일 잘 묻어나 있었던 것 같고 동시에 자식을 위해 잔소리를 하는 부모님들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대사라고 느껴져서 더 인상 깊었던 것 같다.

 

마무리하자면 뭔가 꼭 봐야되는 그런 드라마는 아니었지만, 볼만한 가치는 있었던 그런 작품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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