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스토리 라인과 올바른 소재의 활용
"아주 오래전부터 외계인은 그들의 죄수를
인간의 몸에 가두어 왔다"
2022년 현재, '가드'와 '썬더'는 인간의 몸에 가두어진 외계인 죄수를 관리하며 지구에 살고 있다.
어느 날, 서울 상공에 우주선이 나타나고 형사 '문도석'은 기이한 광경을 목격하게 되는데..
한편, 630년 전 고려에선 얼치기 도사 '무륵'과 천둥 쏘는 처자 '이안'이 엄청난 현상금이 걸린 신검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를 속고 속이는 가운데
신검의 비밀을 찾는 두 신선 '흑설'과 '청운', 가면 속의 '자장'도 신검 쟁탈전에 나선다. 그리고 우주선이 깊은 계곡에서 빛을 내며 떠오르는데…
2022년 인간 속에 수감된 외계인 죄수를 쫓는 이들
1390년 고려 말 소문 속의 신검을 차지하려는 도사들
시간의 문이 열리고 모든 것이 바뀌기 시작했다!
외계+인의 시놉시스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단순하게 하나의 소재만을 사용한 영화가 아닌 SF, 도술, 외계 생명체 등 다양한 소재들로 구성되어 복잡한 편이다. 다양한 소재를 활용한다는 건 굉장히 좋아 보이지만 영혼을 갈아 넣어도 망작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안 좋은 선택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대부분 하나의 소재만을 활용해 도술이면 도술, SF면 SF 이렇게 장르를 구분해 영화나 드라마를 제작하는 편이다. 하지만 외계+인은 이 어려운 복합적인 소재를 오밀조밀하게 잘 그려낸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먼저, 영화의 기본 뼈대는 가드로 등장하는 종족이 지구의 사람의 뇌를 통해 죄수를 가둔다는 설정이다. 솔직하게 이제껏 이런 발상은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흔히 외계 생명체가 지구에 온다면 멸망시키거나 몸을 뺏을 뿐이었지 사람을 통해 자기 별의 죄수를 가둔다는 건 생각해보면 어이없는 설정이기도 한데 그 이유는 영화에도 등장하지만 죄수가 탈옥을 하기 때문이다. 말이 탈옥이지 한 번 탈옥이 일어나면 가드가 다시 거두어갈 때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이 사라지는데 자기 별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크게 신경을 쓰지는 않는 듯하다.
이런 기본 뼈대에 신검이라는 소재를 통해 시간의 이동이 가능해지는데, 시간 이동을 통한 도술의 출현이 영화의 두 번째 뼈대라고 볼 수 있다. 도술이 아닌 일반적인 과거였다면 영화의 재미는 분명 반감되었을 거라고 생각될 정도로 도술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건 조금 큰 스포지만 무륵은 '설계자'라는 외계인 죄수의 대장이다. 하지만 외계인 죄수는 신체를 옮기게 되면 다시 기억을 잃게 되기 때문에 설계자는 도술을 사용하는 무륵이라는 인물로서 성장을 하게 되었고, 그러한 무륵이 설계자로서의 기억을 되찾았으니 2부가 어떻게 진행될지가 궁금해지는 요소가 되어버렸다.
이 글은 쓰면서도 잘 표현해내기가 힘든 이런 복잡한 설정을 외계+인은 아주 매끄럽게 진행을 시키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를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더욱 확고해진다. 역시 '타짜', '전우치' 등 좋은 작품을 만드신 감독님이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좋아하는 요소들을 잘 알고 계시는 것 같다.
화려한 라인업
류준열, 김우빈, 김태리, 소지섭, 염정아, 조우진, 김의성, 이하늬, 신정근, 이시훈 등 대표적으로 등장하는 배우들만 봐도 이미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연기력이 보장된 배우분들이기도 하지만 한창 스타성이 우수해진 분들도 있기 때문에 배우분들의 출연료만 따지더라도 어마어마하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참고로 외계+인 1부 보고 나서 느낀 점은 류준열이라는 배우가 참 연기력이 점점 발전한다는 거였다. 개인적으로 김태리 배우님은 최근에 나온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느낌을 가지고 있다고 느낀 반면, 류준열 배우님은 기존의 했던 역할들의 느낌을 가져오면서도 영화에 맞게 다른 옷을 잘 입혀줬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
그리고 소지섭 배우님은... 등장하는 장면이 많지는 않지만 외계+인 1부의 메인 빌런이어서인지 존재감이 강렬했고, 멋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
그리고 외계+인 1부의 최고 하이라이트는 김우빈 배우님의 일인 다역이다. 영화에서 썬더가 변신을 할 수 있어서 가드의 모습으로 변신을 하는 데 다양하게도 변신을 하는데 김우빈 배우님은 그 다양한 캐릭터마다의 개성을 살려서 각기 다른 느낌을 주었다.
참고로 썬더와 자장은 처음에는 목소리만 나오는데 누가 봐도 김대명, 김의성 이 두 분이구나라고 느낄 수 있다.
가드의 성찰을 담은 마지막 메시지
정확히 영화의 중간인지 아니면 끝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가드는 죽기 전에 "사람에게 죄수를 가두는 건 옳지 않다"는 마지막 메시지를 남긴 걸로 기억하는데 나는 이게 중요한 대사라고 생각한다. 가드는 로봇임에도 불구하고 이안을 통해 감정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그렇기 때문에 사람에게 죄수를 가둔다는 게 잘못됐다고 생각하게 된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물론, 계속되는 죄수들의 탈옥으로 인해 효율성이 좋지 못해 이런 메시지를 남겼을 수도 있지만, 나는 전자라고 생각하고 있다.
영화의 재미를 더해주는 요소들
외계+인은 영화의 흥미를 불어넣기 위해 다양한 웃음코드가 존재하는 데 그중 대표적인 예가 전우치와 펀쿨섹좌다. 영화의 초반 도사인 무륵이 등장하는 장면에서 무륵은 영화 '전우치'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대사인 "무릇 도사란 비를 내리고...."를 외치면서 전우치와는 또 다른 재미를 주었다. 그리고 내 기억이 맞다면 영화의 중간에서 청운이 펀쿨섹좌가 연상되는 대사를 하기도 한다. 이처럼 대사를 들으면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것들이 있어 영화를 보는 재미를 더해주기도 했지만, 대사 이외에도 중간중간 연출되는 상황들에서 오는 재미 또한 존재하고 있다. 하나만 예를 들자면 흑설과 청운이 자장이 준 독이 든 밥을 먹은 뒤 해독제를 먹으려고 하는 장면은 참 어이없으면서도 웃긴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CG
어떻게 보면 한국 영화의 CG가 참 많이 발전했구나라는 걸 느낄 수 있는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물론, 초반에는 살짝 아쉬운 그런 게 있었지만 보다 보니 굉장히 매끄럽고 어색하지 않은 CG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개인적으로는 시간을 이동하면서 나오는 입구의 연출이 마음에 들었다.
과연 2부는 어떻게?
외계+인 1부는 무륵이 자신의 정체를 깨달은 뒤 쓰러지고, 흑설과 청운은 10년 전 그날에 무륵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해내며 무륵을 죽여야 하나 고민하면서 끝이 난다. 그래서 많이 아쉽고 궁금하다. 2부도 같이 개봉해서 빨리 결말까지 보고 싶은데 한국 영화답게 절묘한 타이밍에서 끝을 내버리니 궁금해 미칠 것만 같다.
마무리
솔직히 처음에 외계+인 1부를 보러 갈 때는 '제발 볼만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전부였다. 그런데 시작하자마자 그런 생각은 사라지고 이거는 무조건 재밌겠다는 느낌이 강하게 오는 그런 영화였고, 영화를 보면서 영화가 참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영화의 설정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시간의 고정이었는데, 엄밀히 말해 과거로의 시간의 이동이 아닌 고정된 다른 시간대로의 이동이기 때문에 극 중에서는 시간에 가둔다는 표현을 썼고 나는 그게 제일 마음에 들었다. 참고로 쿠기는 1개 있고, 외계+인 2부는 2023년에 나온다고 하는 데 기다리는 시간이 조금 힘들지 않을까 싶은 느낌이 들 정도로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한다.
다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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