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한국 영화

잠 Sleep

조딩구 2023. 9. 10.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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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시놉시스

          

행복한 신혼부부 '현수'(이선균)와 '수진'(정유미).
어느 날, 옆에 잠든 남편 '현수'가 이상한 말을 중얼거린다.
"누가 들어왔어"

그날 이후, 잠들면 마치 다른 사람처럼 변하는 '현수'.
깨어나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현수'는 잠들면 가족들을 해칠까 두려움을 느끼고
'수진'은 매일 잠드는 순간 시작되는 끔찍한 공포 때문에 잠들지 못한다.
치료도 받아보지만 '현수'의 수면 중 이상 행동은 점점 더 위험해져가고
'수진'은 곧 태어날 아이까지 위험에 빠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갖은 노력을 다해보는데…

          

귀신일까 병일까

         

몽유병과 귀신

          

'잠'은 어떻게 보면 귀신과 정신병을 모호하게 중심소재로 활용한 영화라고 볼 수 있다. 첫 시작은 몽유병으로 시작해 충분히 치료가 가능한 것처럼 보이다가도 급격하게 변하는 상황들에 맞물려 등장하는 무당의 존재는 영화의 장르를 오컬트로 전환시켜 버린다. 특히, 예고편에서 등장한 부분들이 극의 초반에 곧바로 등장함으로써 시작부터 강하게 공포감을 자아내는 영화의 분위기는 나도 모르게 손을 눈으로 가져가 가리면서 보게끔 만들어버렸다. 물론, 모든 장면들이 공포감을 불러오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렇기에 공포감을 자아내는 요소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었다는 느낌과 더불어 내면에서부터 공포감이 쌓이게 만들어주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영화의 끝과 동시에 과연 이 영화는 몽유병과 귀신 중 어느 것이 더 주된 소재로 사용되었을까가 궁금해지면서도 수진의 변화과정을 보면서 과연 그게 중요하긴 했던 걸까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수진이 미친 걸까 현수가 미친 걸까

           

과연 누가 미쳤을까

            

극의 초반에는 분명 이야기의 중심은 현수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을 정도로 현수의 행동에 모든 것이 초점이 맞춰졌다면 장이 바뀌면서는 모든 것이 수진을 중심으로 순식간에 뒤 바뀌어 버린다. 그런데 그게 어색하다기보다는 급격한 변화에 맞춘 연기가 잘 어우러져 소름이 돋는다는 표현밖에는 떠오르지 않았다. 마지막을 보고 나서 드는 개인적인 생각은 극의 초반에 나왔던 현수의 행동들 마저 실은 수진의 망상이 아니었을까란 생각이 들 정도로 수진의 변화가 너무 극적이어서 오히려 머리가 멍해졌던 것 같다.

             

전개 방식

           

시작과 끝

           

보통의 영화나 드라마들은 장이 나뉘어 있더라도 연속적인 프레임의 변화를 보여주는 반면 '잠'은 총 3장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는 점을 부각하며, 각 장마다 급격한 변화를 보이는 것을 통해 볼 때 영화라기보다는 소설에 가까운 전개방식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한국 소설보다는 일본 소설에 가까운 방식의 플롯을 가지고 있다고 보는 게 한국의 소설은 대부분 연속적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는 반면, 일본의 소설들은 '잠'과 비슷하게 이야기의 급격한 변화가 보이는 게 많기 때문이다.

          

초반의 PPL

           

수진이 미칠 수 밖에 없는 이유

        

어느 작품이던지 PPL아 과하면 괜스레 보기 불편한 감정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잠' 또한 수진의 직장까지는 괜찮았지만, 그 이후에 나오는 공인중개사 자격증 책 등의 장면들에서는 조금 많이 불편할 정도로 과하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물론, 그 이후에는 이야기의 흐름에 매몰되어 PPL이 있었는지조차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몰입도가 훌륭한 작품이기도 하다.

        

마무리

          

미쳐버린 수진

        

'잠'은 배우들의 연기와 장면의 연출이 과할 정도로 잘 어우러진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소재들의 적합한 배치와 더불어 장면에서 주어지는 조명과 음향의 조화는 하나의 공간이 이 정도로 다른 느낌을 줄 수 있었나 싶을 정도로 수많은 변화를 보여주었고,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두 인물의 연기는 진실이 무엇인지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인상 깊기도 했다. 영화의 결말은 정해지진 않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수가 연기를 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을 거라는 생각이 들며 그렇기에 현수의 직업을 배우로 설정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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