닳고 닳은 뉴비

조딩구 2022. 2. 26.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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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

솔직하게 이 작품을 읽고 싶긴 했지만 1,000편이나 되는 분량은 쉽게 읽지 못하게 만드는 분량이었다. 그래서 고민 고민하다가 이번에 퇴사를 하게 되면서 시간적 여유가 생겨 한 번 읽어보자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고, 그렇게 도전하게 되었다.

 

이 작품은 게임 판타지이며, 회귀물이다. 회귀물이 대체로 그렇듯 돌아가서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미래의 지식을 활용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글 자체의 분위기는 무겁지 않아 의외로 빠르게 읽어나갈 수 있었지만, 1,000편이나 되는 분량은 아무리 읽어도 끝이 나지 않는 지옥에 갇힌 듯한 느낌을 주게 만들었다. 그래서 중간에 포기할까라는 생각을 많이 가졌던 것 같다. 아무래도 게임 판타지이다 보니 소설의 내용이 비슷하게 흘러가는 듯한 느낌도 있어서 더욱 포기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본 나자신을 매우 칭찬한다.

 

소설에서는 세계관과 스토리가 이어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등장인물의 개성 또한 중요하다. 흔한 주인공은 소설을 읽을 때 재미를 반감시키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의 등장인물들은 각자 개성이 넘치고 매력적인 포인트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중에서도 주인공인 '이어진' 이란 캐릭터가 독창적으로 재미있게 표현이 돼서 글을 읽으면서 어떤 행동을 할까 기대도 많이 됐던 것 같다. 

 

이 작품은 지금까지 유행해왔던 다양한 밈들은 잘 살려서 표현해 냈다. 관동대지진과 관련된 오아시스에 독을 풀었다는 내용, 메이플의 추억을 되살려주는 스탄 장로 얘기 등 다양한 밈들이 잘 녹아들었던 것 같다. 내가 알지 못하는 밈이 있기 때문에 밈을 많이 알면 알수록 찾는 재미 또한 있었을 것 같다. 

 

다만, 개인적으로 아쉽다고 느꼈던 설정들도 있다. 먼저, 주인공이 분명 미래의 정보를 가지고 앞서 나감에도 불구하고, 주변에서는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악역으로 등장하는 조디악 번디베일만이 클로즈 베타 유저가 아니냐고 물어보는 것 빼고는 같이 활동하는 동료들은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는다.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설정이지만 이게 아쉬운 이유는 단순하게 고인물이라고 치부하고 넘기기에는 너무 세세한 정보들을 바탕으로 일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혼자서만 활동을 했다면 모르겠지만, 드레이크 등 다른 인물들과 같이 활동을 하기 때문에 아쉬웠다. 그리고 너무 반복된다. 같은 내용이 상대의 수준이 올라가고 성장하고 이런 방식으로 계속해서 이어진다. 어떻게 보면 설정을 꼼꼼하게 잘 구상했다고 느낄 수 있지만 글을 읽는 입장에서는 '또 이런 패턴이네'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이게 아쉬운 이유 중에 제일 큰 건 주인공에서 주인공의 자식으로 까지 이야기가 이어지는데도 같은 방식이기 때문이다. 

 

글이 굉장히 잘 짜여져 있고, 생각보다는 빠르게 읽어나갈 수 있는 작품이지만 분량이 너무 많다 보니 나도 모르게 집중하지 못하는 부분도 많았고, 대충 읽어버리게 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해서 안타까웠던 것 같다. 연재 중일 때 따라 읽는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완결이 나면 한꺼번에 읽는 입장에서는 조금 버거웠던 것 같다. 글 자체는 재미있기 때문에 시간적인 여유가 되는 사람들이라면 봐도 괜찮을 것 같다.

 

평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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