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놉시스
절대 악인을 만난 생계형 변호사가 엘리트 악인으로 변모하는 이야기
한동수의 변화
어떻게 보면 극 찌질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인물이 한동수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물듯 쉴 새 없이 몰아치는 일련의 사건들은 한동수라는 인물의 중심을 흔들기에 충분했고, 그 과정에서 평생을 노력해도 얻지 못하던 것들을 쉽게 얻었을 때의 순간들은 변화하지 않고는 배길 수 없기도 하다. 특히, 참아왔던 분노를 터뜨리는 장면들과 처음으로 큰돈을 만졌을 때의 한동수의 표정은 변화란 진짜 순식간이라는 걸 새삼 깨닫게 도와준다.
예견된 파국
한동수와 서도영 두 인물의 관계는 시작부터 불온하면서도 불운하였기에, 그 끝 또한 좋지 않을 거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물론, 이야기의 중반부까지는 그래도 두 사람의 성격이 미묘하게 순종과 복종 사이를 조율하였기에 그대로 갈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여지없이 변화하는 한동수라는 인물의 성격은 극 중 다른 인물들이 서도영에게 경고한 것처럼 파국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는 흐름을 만들어냈다. 이 흐름이 두 인물에게만 해당이 된다면 참 좋겠지만 현실을 참혹하듯이 두 조금 더 선한 이들의 주변이 절망으로 가득해졌고, 그 절망이 두 끝내 숨통을 조여 오는 걸 볼 수 있었다. 두 인물의 악함을 고려한다면 후련한 결말이지만, 그 과정에서의 고통을 보자면 찝찝한 결말이지 않을까 싶다.
인간의 본성
'악인전기'는 한동수라는 인물이 어떻게 변화해 나가는가라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면 되게 섬세하게 그려진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숨소리와, 표정, 호흡, 그리고 말투마저 선과 악이라는 두 축을 오가면서 바뀌는 모습은 인간의 본성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볼 수 있게 만들어 준다. 평소와 같은 상황이지만 본성이 드러나고, 성격이 바뀌면서 변화해 나가는 대처는 변화로 인한 것인가 아니면 본성이 나오는 것인가라는 고민을 하게 만든다. 술이 나쁜 사람을 만드는 것이 아닌 그 사람의 본성을 드러낸다는 말과 같이 사람의 본성은 끝에 가까워져야 알 수 있나 싶고, 그러한 상황이라면 본성이 그런 것일까 변화한 것일까라는 고민도 하게 된다.
연기력
'악인전기'는 신하균이라는 배우를 위한 독무대난 다름이 없다는 게 내가 느낀 감정이다. 중심이 되는 인물은 더 존재하지만, 다른 인물들은 그렇게까지 눈에 들어오지 않기도 하고 부족해 보이는 느낌을 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특히, 중심인물인 한동수와 서도영이라는 캐릭터를 표현해 내는 방법에서는 그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난다고 느낄 정도로 호흡하나 마저도 다르기에 그런 것 같고, 시작부터 끝까지 극과 극을 오가는 표현의 변화는 마지막화가 되어서는 하나의 인물이 페르소나라는 완벽한 가면을 손에 얻은 것으로 보여 작품의 설명에 나오는 엘리트 악인이 어떤 캐릭터를 지칭하고 잇는 것인지 알 수 있게 만들어 준다.
마무리
'악인전기'라는 작품이 재미가 없지는 않다. 분명, 등장하는 인물들의 연기력 또한 훌륭하다. 그렇지만 되게 지루하다는 느낌도 강하게 받는다. 뭔가 임팩트 있을 것 같으면서도 흐지부지하게 넘어가는 느낌은 볼만은 했지만 조금 아쉽다는 감정이 들 수밖에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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